나의 이야기 (7) 썸네일형 리스트형 죽음앞에 맞이할 나의 존엄성에 대하여 나도 어느덧 마흔에 가까워지고 있다. 이젠 슬슬 경사 행사는 줄어들고, 나를 비롯한 지인의 가족들 애사 소식이 하나둘 늘고 있음을 느낀다. 나는 종교가 없음에도, 죽음과 종교에 관하여 관심이 많았다. 나는 언제일지 알수없지만, 어쩌면 그리 멀지 않은 순간에 맞이할 마지막에 대하여 종종 생각한다. 나는 떠나지만, 나의 마지막에 나를 보아야할 누군가 그리고 기억에 남을 수 있는 그 순간이 조금 염려스럽게도 하다. 내가 걱정하는 것은 나보다 나의 가족들인 것이다. 내가 어느날 갑자기 언제 존재했었냐는듯이 사라질 수 있다면 가장 좋겠지만 그럴 수 없기에 어떻게든 가장 깨끗한 모습으로 아무일도 없었다는듯 그시간을 지내고 싶다. 그 말은 마지막까지 나의 존엄을 지키고 싶다는 것이다. 고통앞에 몸부림치는 모습을 보이.. 띵동!엄마아빠의 사랑이 도착했습니다. 우리 엄마는 때때로 반찬거리를 만들어 택배로 보내주신다. LA 갈비, 돼지불백, 조기, 직접키운 채소들.. 빈틈이 조금이라도 생길까봐 사과도 꾸역꾸역 끼워넣어놨다. 정말 빈틈이 하나도 없다. 분명 뭐하나 빼먹을까 며칠 전부터 리스트를 작성했을테고, 뭐라도 하나 더 넣어줄 것 없을까 냉장고 문을 수없이 여닫았을 것이다. 이 무거운 박스를 들고 아빠는 우체국까지 갔을테고 엄마아빠의 사랑이 가득찬 박스가 우리집 문앞에 잘 도착했다. 맛있게 잘 먹을게요. 고마워요.엄마 아빠 엄마는 언제 오시지? 저는 25개월 아이를 키우는 워킹맘입니다. 시험관을 어렵사리 아이를 갖고, 9개월 넘어서까지 근무를 했으며 출산을 하고, 홀로 육아와 살림을하다가 온몸이 아프고 힘들어서 8개월만에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고 복직을 하였습니다. 그 아이가 커서 벌써 25개월이 되었네요. 누구보다 똑똑하고 건강한 아이로 자랐습니다. 내가 너무 아프고 힘들다는 이유로 걷지도 못하는 아이를 이유식을 싸서 어린이집에 보낸 나날이 지금은 너무나도 미안합니다. 간혹 또래들이 언니오빠와 함께 노는 모습을 가만히 쳐다보고 있는 아이를 보면 형제를 낳아줄 수 없는 현실에 미안하고 마음이 아려옵니다. 어린이집에 혼자남아있게 하지 않으려고 앞머리를 휘날리며 뛰어가고, 최선을 다하는 엄마가 되려 노력하고 있지만 어린이집에서 “엄마는 언제오시지?.. 가끔은 엄마도 게으르고 싶다. 나는 워킹맘이다. 나의 일상은 늘 아침에 아이를 깨워 아침을 먹이고, 어린이집 안가라는 말을 내뱉는 아이를 어린이집에 밀어넣고 출근을 한다. 회사점심시간이나, 일이 한가해지면 집에 필요한 생필품과 음식을 인터넷으로 주문해 놓는다. 퇴근후엔 세탁기를 돌리고, 5분내로 청소를 후다닥마치고 어린이집에 아이를 데리러 간다. 아이와 한시간쯤 놀이터에서 놀다가 들어와 바로 목욕을 시키거나, 잠깐 아이가 혼자 노는 시간에 저녁을 만들어 저녁을 먹인다. 그사이 세탁이 완료된 세탁물을 건조기에 넣어 돌리고, 아이가 식사를 마치면 설거지를 한다. 아이는 설거지 하는 나를 보며, 엄마 이리와 같이 놀자. 그 말에 설거지도 10분 내로. 요즘 배변교육을 진행하느라 변기에 시도때도 없이 앉아보거나, 혹은 티비를 보느라 소변을 .. 가족들의 사랑으로 자라는 아이 아빠의 긴긴 출장으로, 매일이 심심한 아이. 그 아이를 위하여 삼촌과 이모가 출동했다. 삼촌 휴가내고, 대학생 이모도 일정을 조율하여 우리집으로 출동. 오랜만에 본 이모가 너무 부끄럽고, 우리집에 누가 놀러와서 너무 신난 아이. 너무 좋아서 발을 동동구르며, 우리집 여기야~하며 집으로 안내했다. 이모와 삼촌은 쫑알쫑알 수다쟁이 아이가 너무 귀엽기만 하다. 아이 눈높이에 맞춰 공룡소리를 내기에 여념이 없고, 무릎꿇고 공놀이 해주느라 무릎이 아프다ㅎ 삼촌, 이모 좋아! 는 아이가 할 수 있는 가장 최대의 표현이다. 더불어 삼촌과 이모는 두손 가득 아이의 선물을 들고 왔다. 아이옷 코너만 보면 우리아이생각에 매번 아이옷을 사게되는 숙모할머니(*나의 외숙모)의 선물이다. 입덧이 심해 아무것도 먹지 못하던 그 시.. 내가 아이와 만난 따뜻한 세상 나는 예전부터 아이를 좋아하지 않았다. 아이들은 왜 시끄러울까, 왜 부모들은 교육시키지 않았을까 등등 아이가 주변에 민폐를 끼치는 상황을 이해하지 못했고, 싫었다. 그런데 나에게도 아이가 태어났고, 아이와 세상으로 나와야 할 날이 다가왔다. 아이가 백일가량 될 무렵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아파트 단지 앞 빵집 빵이 너무 먹고싶었고, 너무 가까워서 배달시키기는 마음이 불편한 거리. 추운겨울 아이를 꽁꽁 싸매고, 앞으로 업었다. 초보엄마인 나는 코앞을 가는데도 기저귀 가방에 분유물과 물티슈 등을 챙겨 등에 메고 길을 나서는데 평소 5분이면 가는 그 길이 왜그리도 멀고 힘들던지. 빵집에 도착해서 빵을 사서 장바구니에 담으려는데, 빵집 아가씨는 본인이 담아주겠다고 내 장바구니에 차곡차곡 빵을 담아주었다. 나와 .. 엄마, 저를 잠시 기다려주세요 아이를 키우면서 참 배우는 것이 많다. 그동안 지식을 배워왔다면, 양육은 지혜를 배워가는 과정이랄까. 37년이나 살아온 나도 새로운 것을 배우면 버벅거리고 실수하기 일쑤인데, 세상에 처음 나온 아이가 이 많은 것을 새로 배워간다는 것은 참으로 어렵고 시간이 드는 일이리라… 아이가 돌때쯤 양말을 혼자 신겠다고, 그런데 발가락에 걸려 신지 못하고 소리를 꽥꽥 질러댔다. 두돌무렵, 어느새 아이는 혼자 옷을입고, 양말을 신고, 신발도 신는다. 그런데 물론, 오른쪽 왼쪽을 반대로. 오른쪽 왼쪽을 알려준지는 100일 가량 넘은 것 같다. 그래도 여전하다. 어린이집 등원길. 나는 출근시간을 앞두고 마음이 급했다. 빨리 빨리해. 소리는 점점 높아지고, 엉덩이를 찰싹 때리고 싶은 마음에 손이 근질근질하다. 그래도 그 고.. 이전 1 다음